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붕당정치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하는데...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또 한 명의 왕'
누구보다 백성을 생각하는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던 왕을 꿈꾼 한낱 만담꾼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소개
- 감독: 추창민
- 공개: 2012. 09. 13.
- 출연: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김인권, 장광, 심은경
- 장르: 시대물, 드라마
- 영화 특징: 감명을 주는, 기분 좋아지는, 진심 어린
- 관람등급: 15세 이상관람가
- 상영시간: 2시간 11분
줄거리 소개
왕위를 둘러싼 권력다툼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의 대역을 찾아올 것을 지시합니다. 허균은 한 기방에 있던 왕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 '하선'이라는 만담꾼을 왕의 앞으로 데려가게 되고, 그 만담꾼이 마음에 든 광해는 밤마다 그를 자신의 대역으로 새우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미불명의 독으로 광해군은 병상에 눕고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 허균은 하선에게 광해군의 치료가 끝날때까지 왕의 대역을 할 것을 제안합니다. 망설이던 하선은 허균이 제시한 계약금을 보고는 그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하루아침 왕이 된 하선은 허균과 조내관의 도움으로 아슬아슬하게 왕의 역할을 이어나가지만, 광해군보다 따뜻한 마음과 인간미를 가지고 있던 하선을 본 신하들은 왕의 변화에 술렁이게 됩니다.
하선은 점점 자신의 위치에 익숙해지며 꼭두각시와 같던 가짜왕이 아니라 진정으로 백성을 생각하는 진짜 왕이 되어가고 허균도 이런 하선을 보며 마음속에서 무언가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 병상에서 일어난 광해군의 명으로 왕의 자리에 있던 하선을 제거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하선을 제거하라는 명을 받은 허균은 결국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영화의 Key Point
1. 정 반대의 위치에 있는 두 왕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두 왕 광해군과 하선은 얼굴이 똑같다는 것만 제외하면 서로 정 반대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한 명은 조선을 다스리는 왕, 그리고 또 한명은 사람들 앞에서 그 왕의 이야기를 풍자하는 만담꾼입니다. 하지만 영화 후반의 하선은 광해군보다 더 좋은 왕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허균의 생각처럼 만담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대비되는 두 역할을 만들어 섞으므로서 좀 더 영화에 빠져들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 두 명의 왕을 연기하는 이병헌
얼굴만 같은 두명의 왕을 연기한 배우는 바로 이병헌 배우님입니다. 정극과 코미디를 왔다 갔다 하는 이런 연기를 자연스럽고 맛깔나게 살린 것은 이병헌배우님의 연기력이 정말 빛을 발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초반의 무겁고 근엄한 분위기의 광해군과 가볍고 촐싹거리며 찌질한 모습의 하선의 모습은 정말로 같은 얼굴의 두 사람이 영화를 찍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좋았습니다.
3. '대동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승지 '허균'
대동법이란 조선 중기때 지방의 특산물로 바치던 공물을 쌀로 통일하여 바치게 한 세금 제도입니다. 토지의 결수에 따라 1 결당 12두씩을 , 또는 산간지역 등 쌀이 잘 나지 않는 지역의 경우에는 삼베, 무명, 나중에는 동전까지 거두었다고 합니다.
이런 살기 어려운 백성들을 위한 제도는 찬성파와 반대파가 팽팽히 맞서게 되며,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에 이용당하게 됩니다.
대동법을 가지고 일어난 정치싸움에 광해군은 쓰러지고, 하선은 조선의 또 한 명의 왕이 되게 됩니다.
허균은 중전마마의 오라비인 유정호를 내치면서까지 대동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하선은 설명만 들어도 백성을 위하는 좋은 법안인 대동법을 자신의 역할이 끝나기 전 꼭 개정할 것을 다짐하고, 여러 가지 사건들을 넘기며 자신이 조선의 진정한 왕이 되기를 원하기도 합니다.
4. 진짜 왕이 될 것을 원하는 또 한 명의 왕 '하선'
하선은 왕의 대역을 하며 왕의 남긴 음식을 먹는 궁정 안의 신하들, 여색을 밝히는 광해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는 중전, 백성을 위해 폭군을 막으려고 자신을 희생한 중전마마의 오라비, 명에게 나라를 팔려는 신하들 등 여러 사람을 보고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하선은 자신이 아닌, 나라가 아닌 백성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행동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음식을 양보하고, 고문받던 충신을 살리며, 외로워하던 중전에게 힘을 불어넣어줍니다. 또한 명에게 나라를 바치려는 신하들에게 따끔히 한마디 하던 하선의 모습은 더 이상 가짜 왕이 아니라 조선의 진정한 왕, 그 시대 신하들이 진정으로 원하던 왕의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5. 하선을 보던 사람들의 시선의 변화
하선은 한낱 만담꾼으로 왕이라는 나라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앉은 천한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초반 허균은 하선을 그저 자신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둔 꼭두각시 정도로만 생각을 합니다. 항상 옆에 있는 조내관 또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며, 왕의 안전을 책임지는 도부장은 하선을 진짜 왕인지 의심하는 지경까지 가게 됩니다.
하지만 하선의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먼저 궁안의 신하들은 웃음 짓게 하고, 정치에서는 그저 대답만 하던 모습에서 백성을 생각하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말해야 할 때는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점점 그에 대한 시선은 달라지게 됩니다.
이렇게 진정 백성을 생각하던 한 명의 왕이 되었었던 하선은 마지막 광해군의 명으로 제거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지만 그를 생각하는 허균, 조내관, 도부장, 중전 등의 사람들 덕분에 무사히 배를 타고 떠나는 것으로 이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하선이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 홀로 싸우는 도부장과 배를 타고 떠나는 하선에게 진심을 담아 인사를 하는 허균의 모습으로 하선의 행동은 전부 부질없는 짓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데, 정말 마음 한구석이 뜨거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총평
광해군 8년. 피 말리는 정치 싸움에 쓰러진 광해군을 대신한 또 한 명의 왕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엄청난 연기력을 자랑하는 출연진, 특히 두 명의 왕을 연기하는 이병헌의 모습으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저도 개봉당시 찾아보고 이번에 2번째로 다시 보는 영화이지만 처음 볼떄와 마찬가지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였습니다.
만담꾼에서 왕의 자리에 올랐지만 누구보다 백성을 생각했던 하선은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왕의 표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또한 처음의 그저 돈을 위해 왕의 자리에 남아 시키는 대로만 움직이던 모습에서 자신이 생각하고 의견을 물어보며 강단 있게 움직이던 영화 후반에서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자신의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왕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던 하선의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영화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조선 중기 광해군 시기의 조선의 모습을 잘 보여주며, 가슴 뜨거운 감동을 주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약 10년이 지난 지금도 정말 감명 깊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에 개봉한 <영웅>을 보시고 집에서 보실 다른 시대물 영화를 찾는 분들에게 오랜만에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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